쾅쾅쾅! “필즈 경! 서리 필즈 경, 서리 필즈 겨어엉!” 잠긴 연구실 문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다 뜯어지다시피 낡은 소파에 구겨져서 잠들어 있던 장신의 남자는 잠결에도 이 소리가 거슬렸는지 좌우로 뒤척거렸고, 그러다가 끝내는 그의 몸집을 감당하지 못한 좁은 소파 아래로 요란하게 굴러떨어지고야 말았다. “끄으응….” 고관절을 강타한 추락의 충격에도 불...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존귀하고 중요하게 태어납니다. 신께서는 인간을 창조하실 때 이미 우리 중에 귀와 천을 나누어 두셨고, 이는 인간이 제각기 타고난 쓰임이 다르게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우리는 저마다 거룩한 신의 소명을 가지고 태어난 것입니다. 노예는 주인을 기쁘게 하기 위하여 태어나고, 평민은 손과 발이 닳도록 노동하여 귀족을 먹여...
안녕하세요. 사막이끼입니다. 포스타입에 백업 겸 리메이크 연재 올리고 있던 약물중독(변경된 작품명: 사랑의 성분은 꽃잎과 낙엽)을 금일부터 ㅈㅇㄹ 사이트에 재차 무료연재로 업로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에 따른 추가적인 내용 변경이 있어, 현재까지 업로드 되었던 분량은 일괄 삭제하였습니다. 포스타입 페이지만 구독해주시는 독자님들도 계실 것으로 사료되어, 향후...
3. 로지와 사민, 린다가 노크도 않고 방에 다짜고짜 들이닥친 건 마틴이 막 옷을 갈아입으려고 웃통을 벗었을 때였다. 바깥이 갑자기 소란스럽더니 문이 벌컥 열리며 로지가 들어섰다. 씩씩 화가 난 듯 콧김을 뿜으며 기세가 등등하던 로지는 마틴의 맨 몸을 보고는 엄마야 하면서 뒤에 들어 온 린다의 뒤로 숨었다. "오호... ... ." 린다가 은근한 눈으로 마...
1. 짐을 풀 것도 없는 아란은 그저 방을 한번 휘 둘러보다가 제 몫의 침대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 곳의 침대들은 매트리스 이런 건 기대하기가 어려운지 그냥 나무로 된 딱딱한 침상에 솜도 태우지 않은 얇은 시트를 깔아놓은 게 다였다. 그래도 땅바닥에서 자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방 자체도 썩 좋지 않았다. 침대가 두 개 들어가고 가운데에 투박한 협탁과 램...
13. 사민에게 들어서 알게 된 마을의 이름은 '할리'였다. 지금부터 얼마간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 마을이기 때문에, 아란은 그 이름을 마음에 새겼다. 젬은 고향에 온 것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대로를 따라 걸으며 일행에게 소소한 것을 설명했다. "저기가 신전이야. 마을의 중심부와 아주 가깝지. 이리로 가면 광장이 있는데, 그 근처에 가판대와 노점들이 들어서 있...
아란은 로지처럼 피곤하거나 몸이 안 좋은가 해서 린다를 쳐다보았는데, 린다는 그걸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머쓱한 웃음을 짓고는 "농담이야."했다. 아란의 가슴께에 닿을 정도로 키가 큰 풀들이 떼를 지어 들판 저 아래까지 가득 있었다. 사람이 잘 다니지 않아서 풀 사이로 난 길은 드문드문 끊겨 있었다. 일렬로 지나는 일행의 선두에서 젬이 칼을 들어 앞을 가로막은...
마틴? 의외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설마 그가 아란이 추울까 염려해서 제 모포를 덮어줬단 말인가? 자신을 싫어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아란은 물끄러미 손 안의 모포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일행에 못 들어오게 하려고 안달인 것처럼 얘기하더니 간밤에는 모포를 덮어주고, 도통 알 수가 없는 녀석이군. "아, 하여튼 저는 안 씻은 사람한테는 아침밥 안 줘요, 형씨도...
"사민 오빠, 글케 불쌍하게 보지마요. 아란 오빠가 살던 곳에는 마법이 없었나보죠. 어, 근데 마법이 없다니 그게 가능한가?" 하여튼 번번이 아란의 정신을 몽롱하게 만드는 말만 터져나오니 참 죽을 맛이었다. 아주 판타지 소설 같은 세상으로 들어와버린 모양인데. 이대로 가다가는 여신이 갑작스레 등장해 세계를 구하라며 용사의 검을 줄지도 모르겠다. 그런 일이 ...
4 아란은 일단 엉덩이에 붙은 흙먼지를 팡팡 털면서 벌떡 일어섰다. 그러다간 다시 주저앉았다. 그래서 뭘 어떡할까? 해는 져서 어두운데 인적 드문 숲속에 가만 앉아있어두 되나? 달이 두 개나 떴는데도? 그때 저 멀찍이서 아우아우 들짐승들 우는 소리가 은은하게 들렸다. 이런 제길. 산짐승도 있는 모양이지. 괜히 해도 졌는데 어둠 속 헤매고 다니다가 공격받는 ...
"씨발, 벌써 따라붙다니!" 걸걸한 음성의 사내들이 훔친 물건을 옷 속으로 여며 넣으며 욕지거리를 했다. 두려움에 찬 눈길로 뒤를 돌아 봤더니 신형이 안 보일 정도로 재빠른 남자가 인간의 것이라긴 힘든 솜씨로 건물을 넘고 있었다. 거의 곡예에 가까운 몸놀림으로 건물 옥상을 뛰어 건넜는데도 꼬리를 잡히다니. 사내들은 능숙한 전문털이범이었고 귀신같은 솜씨의 도...
미켈이 익살스레 웃었다. 궁금하면 당장 인스타그램을 켜고 그레그 아델만의 스토리에서 불타고 있는 문제의 키스 동영상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지난 날의 과오를 그렇게 정면으로 마주할 용기는 쉽게 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트 맥퀸은 신사답게 거절했다. 미켈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근데에….”하고 말을 늘인다. “아트, 그 다음엔 어떻게 됐어?” “그 다음이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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